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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위로방식

하루 동안의 폭풍이 지나간 뒤 나는 위로를 받고 싶었다. 지금 안괜찮다고 응석을 부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실 많이 공개할 생각이 없었던 블로그를 공개하면서 읽어보라고 나의 어제가 이랬다며 여기저기 보내주었다.

그리고 힘내라는 투상적인 말보다는 구체적인 위로를 얻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각자의 위로 방식을 보내왔다.

친구 한 명은 핵을 살거라고, 핵을 사고 나면 선유도에 뿌려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아파트를 하나 지을 건데 그곳엔 한국남자들이 없으니 너도 옆집에 살라고 말을 건넸다. 아무말대잔치였지만

그건 그 친구가 건넬 수 있는 최고의 위로 방식이었다. 덕분에 나는 웃었다.

친구 한 명은 슬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을 인정해주었다. 펑펑 울어서 속이 좀 나아졌다면 그걸로 됐다며. 도움이 됐다면 좋은 눈물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또, 본인이 등장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린 사실에 뿌듯해했다. 아니나달라 오타가 있다며 문창스러운 지적을 잊지 않았다.

친구 한 명은 멀리서 하나하나 코멘트를 달아주었다. 이렇게 근사한 공간에서 마음을 말리고 있었구나라는 말로 위로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얼른 충전해주러 달려갈게라는 말을 덧붙여주었다.

그리고 친구 한 명은 괜찮을 거란 위로대신 나의 짐들이 하나 둘 연기처럼 증발하길 기도한다고 해주었다. 자신의 에너지라고 나를 소개하며 부디 힘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회사 화장실에서

내가 어제 운 이유를 들었던 동료는 바쁜 와중에 칼퇴라는 부담감과 눈치까지 감당해가며 같이 영화보러가자고 했다.

그렇게 나는 하루만에 괜찮아졌다. 생각지도 못한 곳곳에서 나는 위로를 받았고

 

나도 꼭 그런 맘을 가진 적이 있어서 그럴 땐 의외로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위로를 발견하게 되더라고. 나는 이럴때일수록 너가 조금 먼 곳에 시선을 두었으면 좋겠어. 적어도 생활반경 5미터 내에 있는 것들로부터 벗어나서 말야! 그 거리를 벗어난 것들은 모두 네게 상냥한 얼굴일거라고 믿어!

 

라고 이야기했던 친구의 말에 어느정도 공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의외로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작은 위로를 받았고 이럴때 일수록 내가 얽매었던 곳에서 벗어나 취미를 하나 만들어보자 (그것이 블로그일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적어도 생활반경 5미터 내에 있는 것들로부터 벗어나 (어제는 건대까지 가서 영화를 보았지) 그 거리를 벗어난 것들은 모두 상냥한 얼굴일 거라고 믿게 되었다. (15분이나 지각했음에도 시사회 표를 건네주던 착한 직원들이랄까)

아무리 큰 슬픔이어도 위로는 의외로 사소하고 작은것에서 받게 된다.

아무리 큰 슬픔이와도 웃음은 아무것도 아닌것에서 웃게 된다.

각자가 건네는 위로방식은 생김새만큼이나 제각각 다르지만 내가 받은 그 어떠한 것보다 위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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