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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사라질 아무말

민희를 안고 독립하면서 낯선 동네에서

호기롭게 잘 살거라고 생각했던

날들이 며칠째 밤이던가

입사한지 3개월도 채 되지않은

중고신인같은 내게

크나큰 프로젝트만

몇 번째이던 나날 중

나는 가끔 이 낯선 동네가

너무나도 무서울 때가 있었다

퇴근 시간을 넘기면 모두 어디로 숨어버렸는지

조용한 이 동네가

나는 자주 낯설었고 많이 무서웠다

회사에서도 동네에서도

나는 섬같은 존재였다

내키거나 필요하면

찾아오는 사람들은 종종 있었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런 섬같은 섬뜩한 느낌

엄마는 우리집이 묵언수행하기 딱 좋다고

자아성찰이나 하랬다

TV나 인터넷도 안 되던

한달여간은 진짜 절간같다고

교회다니는 딸네집에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퍽 자주 나 왕따 당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나마 그 마저의 감정도 많이 배제한 채

아주 소수에게만 며칠전에 슬쩍 털어놓았다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너가 왕따시키고 있는 거 아니고?"

이 많은 회사 사람들을? 내가?

이 많은 동네 사람들을? 굳이?

"그래, 나빼고 다 나가주라"

호기롭게 외쳤지만

나는 그래도 아무도 안나가주기를 바랬다

고립된 섬에는 때 되면

꼬박꼬박 들리는 우체부 아저씨처럼

나한테도 그런 아저씨 하나 생겼다

그렇다고 내가 아저씨를 만나는 것은 아니다

맨정신으로 쓰는 글이다

생긴건 4885같은데

(추격자 안본눈 저요)

행동은 배려왕인 사람이

나의 두 작은 섬에 방문했다

안심귀가 느낌이 들지만

덕분에 회식날도 걱정을 덜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섬도 썸타고 싶을 때가 있고

섬도 북적이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것

엄청 부담스러운 프로젝트만

네번째 진행하다가 곧 끝이 보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써본다

오늘의 나 무지 수고 많았으니까

궁디 팡팡

우리동네는 LIKE 가장 큰별이 보이는 우리동네

따뜻한 햇살 꽃이 피는 봄에

맞아요 노래가사

오늘도 민희가 기다리는 우리집으로

저는 퇴근합니다 섬섬섬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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