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부러움을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
내게 끊임없이 부러움을 주는 사람.
(사족)
왜 그런 가사가 있지 않은가.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사실 고등학교때 1시간이 넘는 거리를 통학하면서
안양 가는 길에 매일 내가 들었던 노래이기도 하다.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근데 지금은
그대 내게 부러움을 주는 사람.
고등학교 때,
말도 많고 탈도 많고 모난것도 많았던 시절의 내가 만났던
의지가 되면서도 묘하게 질투가 났던 언니가 하나 있었다.
겉으로는 무지 싹싹하고
또 무지 단단하고
또 무디고
또 한없이 밝고 명랑한
티끌하나 없이 깨끗한 그런 언니
그런데 조금만 더 가까워지고 조금만 더 친해지면 알 수 있다.
그 언니가 얼마나 큰 아픔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여리고, 얼마나 깊은지
겉으로만 보았던 언니의 모습과 다르게
나는 언니랑 가까워지면서
언니의 꽤 다양한 면을 보게 되었다.
어쩌면 그래서 더 부러웠는지도 모른다.
아, 저 언니 다 가졌구나.
하는 묘한 심리랄까.
아니면 미묘한 나이차이로 인해 부러웠던 걸까.
내가 한참 백수 생활에 이골이 났을 때의 일이다.
우리가 매주 만났던 명동에서
우리는 오랜만에 만났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를 하고 있던 언니는
불안정하지만 꽤 행복해보였다.
나는 그 당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언니가 만든 다이어리를 받아들고
언니랑 카페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언니는 나를 위로해주기 보다 자기 이야기를 들려줬다.
언니가 어떤 생각으로 그 나이를 보냈고, 나보다 얼마나 더 무기력했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달라졌는지, 이 일을 왜 하게 됐는지 등을
시시콜콜하고도 무덤덤하게 나에게 들려줬다.
언니는 내 마음을 알았던걸까.
나도 너와 다르지 않아. 그러니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
누구나 다 겪는 과정이야. 나도 그랬고, 너도 그 과정을 겪는거야.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표면적으로 말하자면 그 말이 인상깊었고,
진실로 말하자면 창피했다.
괜한 시기 질투가 나를 감싸서 언니를 곡해했던 것은 아닐까
묘한 창피함이 들기도 했다.
1-2살 차이인데 그래도 언니는 나한테 늘 언니였다.
한 발 앞서가고 있었고 하나 더 나에게 무언가를 알려주었다.
언니는 나한테 그런 존재였다.
가끔 일이 몰리지 않을때면 오전 내내
블로그를 하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의 블로그가서 시간을 종종 보낼 때가 있다.
그럴때면 꼭 들리는 블로그가 하나 있다.
뭐 하나 코멘트를 남겨놓지는 않지만
그래도 안부가 궁금한 사람, 언니였다.
오늘은 오랜만에 언니가 진심으로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언니의 일상에 나는 아마 저 멀리 밀려나있지만
그래도 부르면 언니랑 나는 무언가가 닿을 것이라는 생각.
아마 닿고 싶어서 불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는 간접적으로 언니에게 꼭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언니는 내게 참 부러운 사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