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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포토일기 1

2017.08.05. AM

서울에서 효도하기

보고싶었던 '택시운전사'

티저사진이 뜨기도 전부터

이거는 택시운전사 아빠랑 봐야겠다 싶었는데

마침, 토요일 오전이 비웠고

지갑도 두둑해 영화를 예매했다.

엄마와 아빠와 나

그리고 새벽내내

영화관 근처 한정식 집을 찾았다.

나름의 저렴한 정식을 세개시켜서 먹고 있는데

한 커플이 들어와

제일 비싼 정식을 두개 시켰다.

괜스레 엄마 아빠에게 미안해졌는데

나만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엄마도 아빠도

생선에 살을 다 발라먹고,

들깨 순두부를 흡입했으며

밥도 한그릇 뚝딱 비워냈다.

늘 모자르게 주어도

양껏 채워주어서 고마운 분들이다.

2017.08.08.PM

익숙한 사람들과 늘 하는 취미활동

오후에는 예전에 일했던 언니들을 만났다.

어려우면서도 편한 묘한 관계.

방송국에서 만난 언니들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어렵고도 편한 사이였다.

끽해봤자

2살, 3살 차이의 언니들

그런데 우리에게 유일한 공통 취미가 있다.

바로 인형뽑기.

일산에서 같이 다니면서

맨날 했던 유일한 취미가

인형뽑기였다.

그래서 꼭 헤어지기 전에는 각자의 손에 들고

하나씩 인형 사진을 남겼었는데

언니들은 내가 없어도 여전히 인형을 뽑았고

뽑고나서는 인증샷을 찍었다.

인증샷을 찍고 나서는

내게 자랑 겸 보고싶다는 말을 슬쩍 흘렸다.

오랜만에 만났던 우리는 여전히

인형을 뽑았고

결국 모두의 손에 인형이 들려지고 나서야

인형뽑기를 멈추고 술자리를 이어갔다.

우리가 통하는 유일한 취미가 인형뽑기이지만

할말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사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다음 약속을 잡고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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