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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좋은 흐름

vo1 02. 그 남자 작사 그 여자 작사

내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남자친구들을 사겨오면서

그동안 남자친구들에게

글을 잘 쓴다거나

글 쓰는게 왜 좋냐거나

글 쓰니까 좋냐거나

(같은말인가)

같은 말들만 들어왔다.

단편적인 단상에만 그쳤었는데

이 남자는 내게

글 쓸 때 무슨 생각을 하며 쓰냐고 물어보았다.

내가 그에 대해서

(말하면 이 블로그의 일부분을 보여주었다)

글 쓴 것을 본 후 질문이었다.

사실 나는 대게 누군가를 생각하고 쓰거나

하루의 흐름, 의식의 흐름 ....

그렇다.. 사실 별 생각 없이 쓴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 질문은 나에게

남자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냐고

묻는 기념비적이며 역사적인 사건 중 하나였다.

노래가사를 쓰고 싶다는 남자친구는

내가 작사에 소질이 없고

라임맞추기나 좋아한다는 사실을

누군가를 글로 가르쳐준적도 없다는 사실도

말하지 않은채

그저 예뻐서 우쭈쭈 해주었다.

그리고서는 나한테 글을 배우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러니 내가 안좋아해?)

내가 노트랑 펜 준비하라고 하니까

이미 다 있다고, 오구 기특해

그래 이건 자랑글이다...

도저히 이성적으로 글이 안써진다...

우리는 평소에 자주 좋은 노래들을 공유하고

노래 가사들을 주고 받고는 하는데

오늘 그가 나에게 준 가사는

넌 주인공 나는 널 빛내는 엑스트라

였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주인공이며, 서로 엑스트라라고 해주었다.

우리가 정말 그런 관계가 되었으면

잠깐 생각해보았다.

자꾸 사랑때문에 눈이 멀어서

글의 중심을 잃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나는 그가 좋다 ...헿 (정신못차림)

나보다 세살이나 어린 아가가 좋다니 ㅜㅜ

옛날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인데...

왜 이렇게 감정이 주체가 안되는지 주책이다 (라임 맞추기)

어쨌거나,

나도 이 친구에게 처음해주는 게 많은데

이 친구 역시 나에게 처음 해주는 표현들이 많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커플 맨투맨을 입고

카페에 앉아서 노래들으면서 노트에 끄적이는-

꽁냥꽁냥대는 그림이 그려져서

그냥 좋다고...

오랜만에 여러모로 실로....

내가 글쓰고 있다는 사실이 참 뿌듯하다.

남자친구나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친구나

그리고 일적으로나

'그래, 너 진짜 작가야'

라고 인정을 스스로 받고 있는거 같아서

꽤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나 정말 순풍을 탔구나 말할 수 있을것 같다.

하나 더 살짝 자랑타임을 갖자면,

이번에 큰 일을 따냈던 프로젝트에서

그 제품의 모델 유지태가 내가 구성한 영상에 들어오게 되었고

내가 쓴 나레이션을 읽게 되었고

cf팀이 찍은 영상 역시 내가 쓴 나레이션으로 읽게 되었고

결론적으로 업체에서도 (갑이라 불리는) 감성과 멘트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는 소리

나 이제 어깨펴고

조금 더 당당해져도 되겠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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