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핏과 그레잇 사이
스튜핏과 그레잇 사이
요즘 유행하는 스튜핏-과 그레잇! 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바로 연예계 대표 알뜰맨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돈을 펑펑 쓰는 사람에게는 스튜핏-! 이라는 일침을 날릴때 표현하는 말과 돈을 절약하거나 아꼈을 때 그레잇-! 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신기하게도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일침을 가하는 속시원한 말이라 그 말을 들을때마다 기분 좋아진다. 마치 기분좋은 욕같달까?
단어에 대한 사전 정의는 이쯤에서 접어두고 9월이 되고 나서 상당히 바빠진 나는 한동안 블로그를 들어올 겨를이 없었다.
물론, 그만큼 회사에서 안정도 되고 사랑도 잘 하고 있고 소소하게 스트레스 받는 일을 제외하고서는 평온한 삶이었다.
그래서일까. 해우소 같던 내 블로그를 들릴 일이 줄었고 자연스럽게 글 쓰는 일도 차츰 멎어갔다.
물론 친구인 D와 약속한 게 있기 때문에 틈틈히 신경은 쓰고 있었지만 글에 성의는 떨어지고 문맥은 어디로 흘러가버렸는지 쓰다 만 글이 되어 버렸다.
다시 집중해서 바쁠수록 더 글을 써야지 싶은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사실 오늘은 늦잠도 잤고, 생리대를 사야한다는 핑꼐로 1시간이 넘게 지각을 하면서 여유를 부리고 싶은 이상한 날이었다.
실은 나는 간간히 받았던 그 스트레스 속에서 상당히 큰 고민이 하나 있었다.
그렇게 고대하고 기다렸던 쉐어하우스를 다시 나오기로 정리했다.
아직 룸메에게는 말하지 못했지만 주인 아주머니께는 말씀드렸다.
내가 받았던 소소한 스트레스 중 하나였던 남과 방을 같이 쓰는 일이 여간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생활패턴이 다른 룸메로 인해 새벽은 3-4시까지 졸린 눈을 꿈뻑이며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몇시에 일어나는지 알 수 없지만 항상 출근 시간에는 깊이 잠들어 있어 내가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쉐어하우스를 들어간 이후 늘상 지각을 했고 물론 크게 혼나는 일은 없었지만 화장과 고데기를 거실에서 하기도 하고 화장실에서 하기도 하고 방에서 숨죽이고 하기도 하면서 도둑고양이 같이 생활했다.
뿐만 아니라 빨래건조대가 하나밖에 없어서 빨래할 때쯤 되면 눈치게임이라도 하는 것처럼 줄을 서 빨래를 해 걸어버렸다.
그래서 타이밍을 놓치면 언제고 빨래를 해야할 지 알 수 없는 법,, 게다가 빨래를 걷는 속도도 왜이리 느린지 빨래건조대를 하나 더 살까 진지하게 고민했더랬다.
그 외, 밥먹는거나 기타 등등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가장 적응이 어려웠던 점은 4명이 한 집에서 생활하는데 안녕하세요 인사 말고는 그외 어떤말도 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맞다, 나는 청춘시대에게 속았다.
이러저러한 소소한 스트레스와 상황들로 나는 방을 나오기로 결심했고 그 결심을 돕는 이유 두가지 중에 한가지는 적응이 안되서 그런지, 물갈이를 해서 그런지 요새 부쩍 술을 먹어서 그런지 신경성이어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몸에 뾰루지도 많이나고 두드러기도 겪고 (집먼지 진드기 같다는 잠정결론을 냈지만) 게다가 한달째 은은하게 계속 생리를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머지 한가지 이유는 독립적인 공간이 퍽 그리웠고 그래서인지 쉐어하우스에 대한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 높은 언덕도 너무 힘들고, 월세도 무척 아까웠고 여러가지로 좋은점이 없다고 판단 된 나는 과감히 나오기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또하나의 고민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다른 곳으로 방을 구해야할까, 아니면 집에 들어가서 좀 더 여유롭게 돈을 모을까.
내 수중에 있는 돈으로 구하기에는 신림쪽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몇주째 방구하는 어플을 켜고 새벽 내내 방을 찾다 잠드는 일의 반복이었고, 직접 몇몇 중개인과는 연락을 하기도 했다.
서울에 겨우 방 한칸 구할 곳을 찾기가
이리도 힘들까 새삼 크게 와닿았다.
무언가 결정하면 실행하는 성격탓인지 나는 매우조급해했고
그래서 더 몸이 고생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애초 계약한 2달만 살기로 결정을 내렸고 그안에 다음 거취에 대한 또다른 결정으 내려야 했다.
어떤 결정이 스튜핏이고 어떤 결정이 그레잇인지 알수가 없었다.
글을 쓰고 혼자 살고 싶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고 싶고 돈을 버는 이유를 만들기에는 좋겠지만 또다시 돈이 없어 빌빌 기고 가난에 허덕이고 돈이 모이지 않는 루트를 반복해야 한다는 기로에 놓여있다.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어떤 결정이 나를 스튜핏으로 혹은 나를 그레잇으로 만들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