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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학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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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관계는 익숙해지고 결국엔 당연해진다. 선물의 가장 강력한 힘은

그 익숙하고도 당연한 관계를 새삼 다시 설레고 감사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선물을 고르고 카드 문구를 고민하며 그에게 마음을 쓰는 사이

어느새 그 사람이 내게 다시 새로워진다. 그리고 그 마음이란 반드시 전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익숙하고도 당연한 관계가

급기야 무뎌짐으로 퇴화되버린다면

이젠 어떠한 선물도 뒤늦은 노력도 의미없다.

아무 관심을 받지 못하고

베란다 귀퉁이에서 바짝 시들은 난초에게는

때 늦은 물과 거름은 소용이 없는 일이다.

관계가 시들기 전에 서로가 무뎌지기 전에 선물해야한다.

마음을 전해야 한다.

알고 받는 선물은 재미없다. 모름지기 선물은 서프라이즈가 생명인 법이다.

기막힌 타이밍에 거짓말처럼 날아든 선물은

그래서 더욱 기적같은 선물이다

보내는 사람도 주소는 없었지만 누가 보내주었는지 우리는 알건만 같았다.

Present 라는 영어 단어에는 두가지 뜻이 있다.

선물, 그리고 현재

어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은 현재,

바로 지금 눈 앞에 시간이라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비록 늘 투닥거리고 지지고 볶아됐지만 함께 기대며 살 푸대며 행복했던 시간들

1994년 우린, 선물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응답하라 1994> 제5화 선물학 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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